06. 내가 왜? 정윤경 작사/작곡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 너무 춥더라 인생도 시리고
도와주는 사람 함께하는 사람은 있지만 정말 추운 건 어쩔 수 없더라
내가 왜 세상에 농락당한 채 쌩쌩 달리는 차 소릴 들으며 잠을 자는지
내가 왜 세상에 버림받은 채 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됐는지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 너무 춥더라 인생도 춥더라
<뮤직비디오> http://www.youtube.com/watch?v=G82yju-rTjs
꽃다지 최초의 뮤직비디오 제작입니다. 뮤직비디오 제작진에게는 쥐꼬리만한 돈이었겠지만 꽃다지로서는 거금의 제작비를 투여해서 만든 이유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싸움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올라갈 굴뚝도 없고 크레인도 없는 사람들... 외면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만한 무엇도 가지지 못하여 그저 바닥에 앉아 싸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
누군가는 그들에게 더 상큼하게 잘 싸우라고 하는데... 일터에서 내몰린 빈 손의 사람들이 뭘 어떻게 더 잘 싸우라는건지.. 그것까지 요구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 싶습니다. 그 몫은 우리가 나눠져야할 몫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 눈에 절박해 보이지 않아도... 그져 스쳐 지나가는 풍경처럼 싸우는 것처럼 보여도... 눈으로 보기에 처절한 싸움과 매한가지로 자기 삶 송두리채 내놓고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를 위한 싸움을 대신 싸우는 것일지도.. 같이 싸우고 같이 살아봅시다..
<창작노트>
2010년 겨울 칼바람 속에서 1,000일 넘게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집회에서 노래하고 집으로 가는 언덕길을 오르던 순간 만들어진 노래. 일상 속에서 고립되어지는 매 순간을 감당해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1인칭 화자로 그려내서, 짧지만 강력한 밴드스타일로 작업했다
<태준식 감독의 촬영노트>
패배를 받아 들이는 방법. 꽃다지 4집에 실린 '내가 왜?'는 제대로 된 푸념으로 지금 우리들의 패배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마성의 음악이었습니다. 찌질하고 구질구질 하게 한오라기 남은 끈을 놓치 못하는 미련한 미련들을 이제는 놓아버리자 라는 토닥임의 음악이었습니다.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단결의 미덕과 싸우는 이의 당당함을 노래하던 꽃다지의 음악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꽃다지의 음악이었기에 패배의 절망 속에서 눈물 흘리고 무릎 꿇는 '받아들임'이 아니라 이 패배를 이길 수 있는 자그마한 길들이 이 음악 속에서 느껴졌습니다.
패배를 받아 들이는 방법. 조금씩 읖조리듯이 처지를 달관하고 순리를 의지로 극복하려는 우리네 이웃들의 표정이 떠올랐습니다. 재능지부 유명자 지부장님의 표정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이 뮤직비디오는 그러니까 꽃다지의 제안에 유명자 지부장님이 답을 보내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작업이었습니다. 많은 귀찮음에도 항상 웃음으로 받아들여 주신 꽃다지 가수분들과 유명자 지부장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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