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듣게될 줄은 몰랐습니다.
어제 또 한 목숨이 떠났습니다.
오늘 아침에 보내온 보도자료에 적힌 '우리들의 눈물을 대신해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이번 보도자료도 지난번 보도 자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라는 문구 외에 뭐라고 지금의 심정을 말할 수 있을까요..
하.....
고 임무창 동지가 가셨을 때, 발인을 치르며
"이 지경까지 왔는데 어떻게 말 한마디 없을 수 있느냐? 우리가 모두 죽어야 본 척이라도 해줄까?
그렇다면 내가 가야겠다." 라던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고인의 명복을 빌며
우리의 정의와 분노를 어떻게 모아야할까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 할 수 있는 연대의 실천을 해봅시다..
눈물로 썼을 쌍용차지부 노동자들의 보도자료를 소개합니다.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보도자료 전문>
물기없는 메마른 손가락으로 또 다시 보도자료를 씁니다.
정말이지 이런 보도자료 징그럽고 징그럽습니다. 반복되는 죽음 앞에 반복되는 글이 무기력하기 그지 없습니다.
짙게 내려 앉은 먹구름을 잉크삼아 하늘을 향해 콕하고 펜을 찍습니다.
죽음을 끝내고 싶습니다.
죽음의 늪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습니다.
그것이 살아있는 우리들의 알량한 바람입니다.
부처님 오신날,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내리는 빗물에 눈물을 씻고 다시 일어섭니다.
쌍용자동차 희망퇴직자는 장돌뱅이 인생이었습니다.
강00 동지 돌연 사망! 벌써 15번째..09년 5월 희망퇴직, 이후 분사업체(쌍용차 납품업체)에서 일해 옴.
5월 10일 오전 10시 45분경 일하던 곳에서 돌연사 추정 사망!
쌍용차 희망 퇴직자들은 잘돌뱅이 신세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사회적 낙인을 피해 생계를 잇겠다는 존재론적 발버둥이 2년의 세월을 발버둥치고 유영했지만 결국 닿는 곳은 맨바닥과 사회적 올가미였습니다.
우리들의 눈물을 대신해 하늘에서 비가 내립니다.
오늘(5월 10일) 오전 10시 45분경 66년생 젊은 노동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강00이라 불리는 이 노동자는 2009년 쌍용자동차를 희망 퇴직한 노동자입니다. 희망퇴직을 하면 분사업체 취직을 시켜주고, 경기가 호전되면 쌍용자동차에 가장먼저 입사시켜주겠다는 사측의 사탕발림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동료들의 생존권과 후배들의 장래를 위해 희망퇴직을 선택한, 어쩌면 쌍용자동차를 가장 사랑한 2200명이 넘는 희망퇴직자 가운데 한 명이었습니다.
어떻게 사망했는가는 중요치 않습니다. 그 사람이 쌍용자동차 출신이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갖가지 사연이 존재하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과 자살의 문제는 이제 사회적 문제는 물론 사회적 해결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시점에 또다시 사망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 사망한 강00 동지는 2009년 5월 17일 D.S 산업(인력파견업체)에 입사해서 2011년 3월 1일 00기업(인력파견업체)으로 전전했습니다. 쌍용자동차에 납품을 하는 효림정공(액슬납품)에서 일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생계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보태지도 빼지도 않고, 이건 쌍용자동차가 죽음의 배후입니다.
해고 노동자, 무급 노동자, 희망퇴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위로의 말은 고사하고 윽박지름과 사회적 비난의 결과 수많은 쌍용차 희망퇴직 노동자들이 절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나 쌍용자동차는 여전히 이 죽음의 행렬에 대해 어떠한 도독적 사과의 한 마디도 하지 않는 비열함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 사측의 세치 혀가 결국 젊은 노동자를 죽음의 문턱으로 안내하고 유혹하고 있는 비극적 상황입니다. 아니라구요? 정말 아니라구요? 그렇다면 쌍용자동차 사측은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쌍용자동차와는 어떤 관계도 없고 아무런 책임도 없다!라고 똑바로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쌍용자동차 기업이 해야 할 일입니다. 비극적이게도...
이런 주장과 글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냐는 위로도, 들을 수 없는 그에겐 헛소리일 뿐입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 이제는 극복하고 지워야 합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잇단 죽음과 자살의 문제로 조성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해결의 방법과 속도가 얼마나 한가한지를 강00 동지의 죽음은 웅변하고 있습니다. 실태조사를 비롯한 각각의 노력 또한 너무나 느려터짐을 분통터지는 유가족의 오열속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속도를 내야 합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과 자살의 문제가 이대로 숫자 늘어나는 것은 도저히 용납되어서는 안됩니다.
죽음이 그림자가 전염되고 있습니다. 옮겨 붙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자와 무급휴직자 그리고 해고노동자들에게 죽음을 막을 방풍림을 세워야 합니다. 사회안전망으로부터 구제받지 못하는 수많은 해고 노동자들에게 방풍림을 굳건히 세워야 합니다.
쌍용차 강제적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이 결국 사람을 죽인 것입니다. 강제적으로 한 가장의 구매력 박탈이 한 가정의 평화를 깨뜨린 것입니다. 쌍용차 사측, 아닙니까! 아니라면 설명해 보세요! 벌써 15번째의 동일한 죽음을 설명하고 해명해보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쌍용자동차 강제적 정리해고로부터 기인하는 살떨리게도 2009년 5월로부터 시작하는 이 죽음의 실체를 말해보라는 것입니다!
사회적 타살이자 쌍용자동차 사측의 타살이다. 반드시 책임을 묻겠습니다.
현재 강00동지는 부검을 할 예정이며 장례식장문제도 부검의 결과에 따라 잡힐 예정입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사망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합니다. 벌써 15번째 사망사건으로 죽음이 이어지고 연결되고 있습니다. 도적적 법적 책임의 주체인 쌍용자동차 사측은 신차 팔아먹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이것을 용인해야 합니까? 이렇게 해도 쌍용자동차 신차가 정상적으로 판매 되는 것입니까!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故(고) 강00 동지가 끝내 보려 했던 공장복귀의 염원을 실현시킬 것입니다. 그것이 강00조합원을 비롯 투쟁과정에서 숨져간 동지와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故(고) 강00 조합원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갈등과 번민 없는 편한 곳으로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 이번 보도자료도 지난번 보도 자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름만 바뀌었을 뿐...
❃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홈페이지, 쌍차77동지회다음카페 참조.
상황을 종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별첨자료1> 쌍용자동차 투쟁 사망자 현황
가. 사망 및 자살시도
❍ 투쟁과정 뇌출혈, 심근경색, 자살로 인한 사망자 4명, 충격으로 조합원 가족의 사망 등 총 6명이 사망하였음. 파업 종료 후에도 우울증에 시달림. 결국 사망자와 자살시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
<2009년>
4월 8일 ? 사망 쌍용차 비정규직 노동자 1명 사망 / 가족 스트레스로 아기 2명 유산
5월 27일 엄00 사망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 사망.
6월 11일 김00 사망 관제데모동원, 구조조정압박 스트레스 등으로 허혈성심근경색으로 사망
7월 2일 김00 사망 번개탄 피우고 차안에서 사망. 사측의 강요로 희망퇴직 후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
7월 20일 박00 사망 지부 이00 씨 아내 박00 자살. 사측의 협박회유로 인한 자살.
8월 20일 천00 자살시도 강압적인 경찰조사 후 동료들에게 미안함 남긴 유서 남기고 약물복용. 비인도적 경찰수사로 사회적 공분을 낳음.
9월 14일 이00 자살시도 배란다에서 호스로 목맴. 재활치료
<2010년>
2월 20일 김00(대의원) 사망 3주 행방불명된 상태에서 차량 안에서 연탄가스 피워 자살
4월 25일 000 사망 77일 동안 투쟁했던 조합원 부인 스트레스 등으로 아파트에서 투신자살
5월 4일 000 사망 분사화된 시설팀 노동자 심근경색으로 사망
7월 9일 이00 자살시도 파업이후 우울증 앓음. 약물복용으로 자살시도.
7월 13일 계00 정신과치료 파업이후 파업상태를 지속하는 착각에 빠지는 정신분열적 증상을 보임. 현재 병원입원. 예컨대 물과 양식을 준비하고 노트북으로 24시간 상황을 살핌.
11월 19일 김00 심근경색사망 희망퇴직자로 쌍용차 출신이란 이유로 취업이 안되는 상황 장기화됨. 결국 스트레스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사망.
12월 14일 황00 자살 희망퇴직자로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 의족으로 생활하는 장애. 정리해고후 취업의 고충과 어려움 호소.
<2011년>
1월 13일 서00 자살 희망퇴직자로 퇴직 후 이혼과 생계고통에 시달림. 두 아이가 있음. 차량안에서 연탄불을 피워 자살.
2월 26일 임00 미정 2010년 4월 25일 부인이 자결한 무급자 조합원. 2011년 2월 26일 아침 사망.
3월 1일 조00 자살 2011년 3월 1일 차량 안에서 연탄불 피워 사망. 유족 부인과 3살 1살 아이.
5월 10일 강00 사망 2009년 5월 희망퇴직. 인력업체에서 일해옴. 2011년 5월 10일 오전 10시 45분경 사망. 돌연사 추정. 현재(2011년 5월 10일 오후 5시) 부검 예정중.
현재 총 15명이 운명을 달리 함.
(금속노조쌍용자동차지부기획실장 이창근 트위터 계정 @nomadchang)
'공연일정&공연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회장이 놀이터가 되었어요..^^ (0) | 2011.05.13 |
---|---|
꽃다지 녹음 현장..^^ (0) | 2011.05.11 |
꽃다지 4, 5월 일정입니다. (0) | 2011.05.04 |
[꽃다지 공연] 호각 _ 2003년 11월 콘서트 (1) | 2011.03.02 |
[꽃다지 공연]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_ 2003년 11월 콘서트 중 (2) | 2011.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