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3일(토) 씨앗들이 청계천6가에 모였습니다. 한 판 벌이기로 한 곳은 이른바 '전태일 다리'!
이곳에선 전태일의 생일인 8월 26일부터 전태일 다리 이름짓기 범국민 캠페인 <808행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인이 한 시간씩 피켓을 들고 진행하는 릴레이 캠페인인데,
이미 서울시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라,
노래씨앗은 약간 다른 방식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하나는 시민동참 프로젝트, 이름하여 "태일이에게 보내는 편지 - 소망아, 이루어져라~"
각자 태일에게 하고픈 말이나 소망을 담아 다리에 엮어두었습니다.
자녀의 건강을 기원하는 부모도 있었고, 수능 합격을 소망하는 수험생도 있었습니다.
'전태일 열사의 희생에 보답하겠다'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눈치 안 보고 휴가 쓰고 싶다'는 직장인도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철폐와 파견직 축소, 사대강 사업 중단을 바라는 소망도 물론 크지요.
여러 시민들의 참여로 전태일 다리가 예쁘게 수놓아졌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는 동안, 어느 학생이 다가와 "이소선 여사가 쓴 동판이 어디 있나요?"라고 묻더군요.
잠시 머뭇, 시선을 아래로 돌렸습니다.
바닥에는 전태일을 기리는 수많은 동판들이 있어서 그 중 하나를 찾는다는 게 쉽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학생들은 어느 고교 역사동아리 소속으로 종로 일대를 도보로 거닐며 여러 미션들을 수행 중이었습니다.
미션에 동참하여 동판을 찾았습니다.
이어 씨앗의 본격 일정, "전태일과 함께 노래 부르기" 시간입니다.
이날 씨앗들은 일터의 <여기는 서울역>이라는 곡과 김광석 프로젝트 앨범에 수록된 <나무>라는 곡을 배웠습니다.
오토바이가 쉴 새 없이 지나다니는 곳이라 매연에 목이 따끔거리기도 하고 우리 노래가 소음에 묻히기도 했습니다만, 이날 또 하나의 씨앗이 퍼졌습니다.
어둑해질 무렵, 청계천을 타고 오는 바람이 제법 차게 느껴졌습니다.
일정을 마친 씨앗들은, 일전에 전태일 열사가 '바보회'를 조직한 역사의 현장, 명보다방에 들러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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