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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는 이야기

희망식당 하루의 하루 호스트가 되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2.

'희망식당 하루'는 이름처럼 일주일에 딱 하루만 영업하는 식당입니다.

해고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에 연대하기 위해 운영하는 식당이죠.

 

지난 주에 희망식당1호점 호스트를 했어요.

7월말까지 호스트 신청이 완료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호스트가 된거죠.ㅎㅎ

 

 

이날 첫 손님은 11시 경에 경주 가기 전에 잠시 들리셔서 라면을 드시고 가셨답니다.

그리고 영업시간 첫 손님은 꽃다지에서 기획했던 김문영과 친구들이었어요.

('세상을 바꾸자'를 작사하기도 했죠.) 멀리 아르헨티나로 떠나기 전에 일부러 들려서 거금의 후원금까지...

 

 

이 분은 밥 먹으러 오셨다가 바쁜 일손 돕겠다고 나섰다가 하루 종일 일하고 가셨답니다.

청주에선가 피자집을 운영하시는데 그래서인지 설겆이 달인의 면모를... 손이 안보일 정도로...

잠시 돕고 가실 계획이었는데 일손 모자란다는 말에 동행한 분과 회의하시고는 끝까지 함께 하셨습니다.

 

 

엄마, 아빠 따라 온 어린 손님들이 꽤 많았는데 그 중에 글을 쓸줄 아는 최연소 손님의 방명록.

할머니, 엄마, 아빠.. 일가족이 총출동하셨더군요.

가족동반, 연인이 유난히 많은 것도 '희망식당 하루'의 특징인 듯해요.

 

 

제주도 사람이 된 가수 조성일입니다. 공연하러 올라왔다가 내려가기 전에 밥 먹으러 들렸다가

잠시 설겆이랑 서빙을 도왔어요. 다음엔 제대로 호스트 하여랏.

 

성일이 너머로 보이는 이가 쌍차 해고노동자이며 '희망식당 하루'의 쉐프인 '신동기'입니다.

당초 해고 대상자가 아니었으나 동료들을 외면할 수 없어 함께 싸우다가 해고되었지요.

이 날 저한테 지청구 엄청 들었습니다. 반찬 인심이 좋아서 너무 많이 담길래... 그의 마음만큼 반찬 인심도 좋을 걸까요? ㅎㅎ

 

 

미리 밥값을 준비해오신 고객님. 응원의 말을 미리 써오셨더군요. 마음씀씀이에 감동했어요.

대부분의 고객님들이 처음에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를 지지하는 마음으로 오시더군요. 그랬다가 정성어린 밥상에 다음 주에 오고 또 오고... 제가 신동기 쉐프에게 너무 많이 퍼주어서 뭐가 남느냐고 지청구를 늘어놓기는 했지만 서로 가진 것을 퍼주는 마음... 그래서 희망식당인거겠죠..

 

 

12시부터 쉴새없이 오시는 손님들로 초반엔 멘붕 지경... 마음은 바쁜데 일손은 더딘...

그러다가 잠시 짬이 나니까 비로소 어떤 밥상을 차리고 있는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손님께 양해 얻고 한 컷.

 

정해놓은 그날의 상차림이 있지만 실재로는 오시는 시간에 따라 반찬이 수시로 교체됩니다. 주메뉴 외에도 후원받은 재료들로 그때그때 요리를 하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제 온도로 음식을 맛보실 수 있어요..

 

 

7시 30분경에 재료 모두 떨어져서 영업 종료하고 일한 자들의 저녁식사, 양푼 비빔밥...

큰 양푼에 남은 재료 몽땅 넣어 비빈 밥을 함께 먹자니... "오늘 내가 일을 하긴 했구나"하는 뿌듯함이...

 

저는 이 날 호스트로서 두가지 기록을 달성했다 더군요.

 

식재료가 보통 6시경이면 떨어지지만 10시경까지 술 드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이 날은 저녁에 술드시는 분들이 없었어요.

그래서 상큼하게 7시 30분에 영업종료!(고객님들도 호스트 따라 가는건가요? ㅎㅎ)

 

그리고 뿌듯했던 건... 영업매출기록 갱신!!! 의기양양...ㅎㅎ (사실은 거의 매주 기록갱신의 행진을....)

이번 주에 제 매출기록이 또 갱신되기를 바랍니다. ~

 

함께 해준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특히 일부러 찾아 준 꽃다지 선배들과 꽃사람 여러분~ 말씀도 제대로 못나눴지만..

여러분이 나눠주신 마음 기억할께요..^^ 고맙습니다.

 

내일 희망식당 하루의 메뉴는  비빔밥과 오이냉국, 맛난반찬들입니다.

그리고 월요일 희망식당 2호점에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의 셰프님이 함께 하신다네요.
-점심 상차림은 마파두부,냉짬뽕,나시고랭(인도네시아볶음밥).
-저녁 상차림은 유린기,분차(베트남),까르보나라떡볶이. 그외반찬들

 

<희망식당 찾아가는 길>

 

희망식당 1호점은 7호선 상도역 1번출구 나와 50m. 실내포차입니다.

매주 일요일만 영업합니다. 셰프는 쌍용차의 해고노동자 꽃미남 신동기(@hopetentchef)님입니다.

12시부터 밤10시까지 영업합니다

 

희망식당 2호점은 상수역 4번출구 뒤돌아 15m 2층 '춘삼월'식당입니다.

매주 월요일만 영업합니다. 셰프는 콜텍기타의 해고자 임재춘님입니다.

해고자밴드 콜밴에서 젬베를 연주합니다. 12시부터 밤10시까지 영업합니다.